교회 창립 13 주년 아침에

교회 창립 13 주년 아침에

할렐루야,

주님이 기초를 놓고 세우신 갈보리 제단이 올해로 13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한결같은 주님의 사랑으로 지켜주시고 부흥케 하시여 이 땅에 구원의 방주로서 역할을 감당케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많은 기쁨과 즐거움이 있었지만, 또 한편으론 성장기에 수반되는 고통과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우리를 더욱 단련하고 건강하게 하여 주님께 가까이 나갈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희 가정은 우리 교회가 세워진 지 1년 남짓 지난 2001년 초 교회에 등록하였습니다.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지만 그때의 설레임과 감사는 여전히 우리 부부에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현재 우리가 예배를 드리고 있는 St. David 교회 맞은 편에 있는 Anglican Church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로 13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본당 내부가 노아의 방주 안을 연상케 하는 형태로 지어져서 교회당에 앉아 있으면 성령이 나를 감싸 안은 듯하여 늘 평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배 후 친교 시간이 되면 본당 옆에 있는 친교실에서 전 성도가 함께 둘러앉아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의 손맛이 빚어낸 정성 어린 식사로 향수를 달래는 정겨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이민생활의 아픔과 외로움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신앙으로 이겨 나가자고 서로의 용기를 북돋우며 현실을 삭히는 성도 간의 교제는 그야말로 기쁨과 감사, 그리고 성령충만한 교회 공동체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이만큼 살아온 것도 아마 그때의 힘이었음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에 힘이 들 때는 늘 그때를 생각하며 초심에서 다시 출발하고 있습니다.현실이 고통스럽고 어려워도 신앙은 성령의 인도 하심 가운데 교회에 나와 주님을 예배하고 성도들과 교제를 함께할 때 나 자신도 모르게 신앙이 나날이 성숙하여지며, 이것이 내 안의 속 사람이 강건해지는 거듭난 삶임을 알게 되고 점점 우리의 믿음이 굳건한 반석 위에 세워짐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 사단은 우리의 연합을 시기하여 인간의 연약한 부분에 간교하게 침입하여 우리를 부서뜨리고, 교회 공동체를 공격하며 훼방하려 할 때도 있었습니다. 13년의 세월이 무척 짧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날을 되돌아 보면 교회가 성장할 때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분열의 영이 틈타서 서로를 힘들게 하며 교회의 성장을 방해하였던, 그래서 그 순간이 결코 짧다는 표현보다는 긴 세월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힘든 시절도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깨어서 서로 연합하며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고 어둠의 세력이 우리 교회 공동체를 범할 수 없도록 믿음의 경주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함을 고백합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우겨 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고전 4-8) 라고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광야 같은 이민 생활에 누구 하나 의지할 때가 없고 나 홀로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이 나를 험담하며 비방하고 질시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경제적으로 힘들고, 가정에 문제로 근심하며 내일을 염려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연약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때가 주님이 우리를 부르며 기다리는 시간임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낙담하고 절망 중에서라도 담대함을 갖고 우리의 모든 짐을 주님께 맡기고 오로지 말씀 앞에 서서 기도와 간구로 나아갈 때 하늘 문이 열리고 구원의 손길이 열릴 줄 믿습니다.

우리 교회가 창립 13주년을 맞아 더욱 성숙하여지며, 모든 공동체 가정들이 한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고 주님만 바라보고 나아가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갈보리 교회 공동체를 향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돌아보심이 영원하시기를 기도하며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세상을 향한 부름의 상을 위해 달려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이광희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