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더 크리스천, 튤리안 차비진 지음

북리뷰: 더 크리스천, 튤리안 차비진 지음

출판사: 두란노

열방으로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는 줄잡아도 700만, 근래에 와서 많이 줄기는 했지만 한국의 기독교인은 약 800만, 이곳 뉴질랜드도 한인 기독교인이 족히 5000명은 될 것이다.

결코 작은 수가 아니다. 열방이나 한국 사회를 제쳐두고 우리 뉴질랜드만 국한시켜 보자. 그 많은 5000명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체 이민자의 5분의 1은 될 텐데 그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이민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고 있을까?

삼일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났을 때의 기독교인은 1.3-1.5%에 불과한 20만명 정도였다(당시의 한국 인구는 약 1600만명). 그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이 당시의 문화를 이끌고 사회를 주도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세상을 리더하기는 커녕 세상의 문화와 가치관에 그리스도인은 함몰되고 노예가 되어 있다면 과언일까?

이즈음에 세상을 변혁시키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실천적 고백을 담고 있는 책을 소개한다. ‘더 크리스천’이 그 책이다. 저자인 ‘튤리안 차비진’은 미국 코럴릿지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우리 시대의 영적 스승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외손자다.

전체 4장으로 구성된 책은 저자 자신의 영적인 방황을 시작으로 기술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 하기에 충분한 믿음의 가정에 태어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그였지만 고등학교 중퇴를 하면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갈망하던 자유를 찾아 세상을 쫓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은 결코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오히려 외로움과 상실감만 더 할 뿐임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이때의 마음을 “세상이 자신을 배신했고 거짓말을 했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하고 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영적인 방황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영적인 갈급함에 허덕이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진실된 그리스도인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같아지려고 해서는 안되고 세상에 대해 하나님의 법을 말하라고 당부한다. 즉 세상은 세상과 같은 사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세상을 거스리는 사람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 대해 하나님의 법을 말하고, 거스리는 삶을 사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저자는 성경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문화와 가치관에 맥없이 무너지는 이유는 성경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인 삶의 문제에서는 상식에서 답을 찾으려는 어리석음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성경을 내던진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다. 왜 그럴까 그들의 기준이 세상의 기준과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원한다면 세상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아야만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세상과 다르게 생각하고 살 수 있을까. 그 답은 오직 계시된 진리 곧 성경 안에만 있다. 성경은 모든 면에 완벽한 렌즈다. 성경은 반드시 인생을 변화 시킨다. 성경은 변화의 힘을 품고 있다. 그래서 성경을 읽고 실천할 때 세상을 거스리는 사람이 되어 간다.

영적인 갈급함에 허덕이며 진실된 그리스도인을 기대하는 세상의 요구에 답하기 위한 또 하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 하는 사람들이 너무 똑독하다. 하지만 복음의 본질은 자기희생이 아닌가? 그런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사람들과 똑같이 성공과 인기, 권력과 명성을 추구하고 있다.

자기희생이라는 복음의 본질과는 상관이 없는 물질 중심주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구호를 외치지만 정작 그리스도인들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가? 세상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어느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부인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를 위해 바보가 되지 않고는 “더 크리스챤”이 되는 길은 요원하다.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라는 말이 있다. 겸손. 순종, 희생이이다. 바로 십자가 위에서 이루어진 예수님의 선교이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겸손, 순종, 희생의 삶이 뒤 따라 올때 그리스도인라고 자처할 수 있지 않을까?시시비를 잘 구별하고, 잘 따지는 것이 결코 똑똑한 것이 아니다.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아귀다툼을 하는 것이 결코 세상을 거스리며 사는 것이 아니다. 억울해도, 자존심 상해도, 무시를 당해도 그리스도를 위해 바보가 되는 것이 영적인 갈급함에 허덕이는 세상에 대한 답이 될 수있고 세상을 거스리는 삶을 사는 “더 크리스찬” 이다.

이 세상에 그리스도인이 어디에 있는가? 이미 세상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교인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며 우리 그리스도인의 허와 실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스도인은 누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교회안에 몸 담고 있으면서, 성도라고 하면서도 세상의 황홀함을 꿈꾸고, 영적인 외도를 걷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상의 필요를 채워주고, 세상을 거스리는 삶을 사는 거룩한 영적인 반란을 시도해보는 “더 크리스찬” 이 많이 세워지기를 함께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