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부부

병아리부부

“…이로써 두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라는 목사님의 말씀과 함께 작년 오늘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신혼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우던 어느날 우리에게 들려오 는 질문이 있었다. ‘비전이 선교인 우리는 하나님이 가라고 하실 때 과연 모든 것을 버리고 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이민을 계획했다.

“이민계획은 확실합니다. 이 계획은 절대 잘못될 수 없습니다. 계획한 길로만 가시면 가능합니 다.” 우리는 유학원에서 정해준 일정에 따라 주변분들의 염려와 격려를 받으며 뉴질랜드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하였다. 입학준비, 집과 교회선택 등 우리가 계획한 뉴질랜드 생활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요리 학교에 들어가려던 우리의 계획은 “남편분은 영어를 추가로 해야합니다.”라는 메니저의 통보에 요리학교를 포기하고 아내는 헬스케어과정이 있는 학교로 나는 어학원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우리가 결정한 계획과 선택을 변경하는 과정 속에서 처음으로 불안함을 겪게 되었고, 그 불안함은 웃음이 가득했던 보금자리에 한숨과 걱정이 찾아들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불만이 가득했고, 가정예배는
중지되었다. 분명 위기였다.

‘비자가 안나오면 어떻게 하지?’, ‘변경한 계획은 잘 한 건가?’에서 야기된 위기가 아니였다. 그 위기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들어 내면에 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위기를 느낀 후 우리 의 해결책은 포기였다. 고집, 간섭받고 싶지 않은 마음, 자존심, 이기심 등을 포기하며 마음속에 있는 진심을 서로 나누었다. 또한, 이민목적을 회상하며, 계획을 고집하는 마음에서 하나님의 계획과 방향을 신뢰했을 때 우리에게 있었던 벽은 사라졌고, 다시 사랑과 웃음이 가득해졌다.

“일어나봐요! 일어나요~.” 아침일찍 나를 깨우는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는 기쁨과 웃음이 가득했다. 아내의 손에서 임신을 알려주는 보라색 줄을 확인 할 수 있었고, 곧 내 얼굴에도 기쁨이 만연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도 새생명을 주신것이다. 우리는 1년 전부터 생각한 태명을 부르며, 한국의 가족들, 주변 지인분들과 동역자들에게 알리며 기쁨을 나누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뜻임을 믿었다. 그러나, 방학하기 1주일 전부터 아내가 통증을 호소했다. 임신초기증상에 대해서 알아보고, 주변분들에게 물어보았으나 동일한 해결책은 휴식이였다. 그러나 우리는 유학생 신분이였기에 쉴수가 없었다.

통증을 참아가며 방학을 기다렸고, 마침내 방학이 시작되었으나 방학 첫날 아내는 자연유산을 하게되었다. 우리는 말이 없어졌고, 슬픔과 눈물이 가득하게 되었다. 작은 자극에도 민감해졌고, 이전에 있던 불만에 슬픔이 담겨 송곳으로 다가왔다. 이전보다 더 큰 혼란과 어려움 으로 자신을 자책하고, 온전히 서로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 위기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전보다 더 큰 위기라고 생각하며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속에서 자칫 이겨내지 못할 수 있는 현실이지만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기대감으로 잘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우리는 이전의 위기를 통해 한단계 성숙되지 않았을까? 아직 하나님의 계획과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나님의 방법과 가르침도 모른다. 나중에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이해가 될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신뢰하고 믿는다.

하나님은 선하시다는 것과 우리의 아기이기 전에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앞으로 우리에게 더 많은 위기가 찾아 오겠지만 그 때마다 하나님을 소망한다. 우리가 영적으로 성숙되어지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흡족한 자가 되기를….

강기동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