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후기

전도 후기

지난 주 토요일 아침(10월 18일), 눈을 뜨자마자 먼저 창문 커튼을 열었습니다. 전도하는 날인데 오후부터는 비가 오는 것으로 관측되었기에 혹시나해서 였습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만큼 잔뜩 찌푸리기는 했어도 아직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되자 교회 사무실로 전도대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전도할 장소인 Queen St 로 바로 온다는 분들도 있어서 그곳으로 출발했습니다. 물론 오후부터 내린다고 예보된 비는 어찌 그리 정확한지 한 시간 전부터 빗줄기를 뿌리기 시작하더니 오후 2시가 넘어서는 제법 굵은 비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의 장로님과 학생들, 성도들, 모든 교역자들 한 자리에 모여 작은 캔디 봉지 에 성경 말씀을 부착한 선물(?)을 들고 일부는 짝을 지어 주변으로 흩어졌고 일부는 아오테아 광장 한 모퉁에서 찬양과 함께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찬양 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반응이 가지각색이었습니다. 말씀 카드가 부착된 캔디를 건네며 복음을 전하려고 하면 아예 필요없다며 짜증을 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보행기에 서너살 먹은 아이를 태워 가는 엄마는 자기는 괜찮고 아이에게만 캔디가 필요 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어떤분은 자신은 캔디를 너무 많이 먹어 더 이상 먹으면 안된다고 정중히 사양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모두들 캔디에만 관심을 보일뿐 성경말씀이 적인 카드에는 무관심했습니다. 복음이 필요 없을 만큼 자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복음을 듣지 않아도 괜찮을 사람이 있을까? 복음이 넘쳐서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사람이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전도의 필요성과 함께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지만 비로 인한 전도의 어려움은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할 정도로 전도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모든 전도대원들이 오클랜드를 축복하는 기도를 끝으로 3시간 가량의 전도는 막을 내렸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전도를 한다는것은 생각지도 못할 쑥스러운 일이라고 여겼는데 앞으로는 더 잘 할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전도를 못해 늘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찬양하는 가운데 눌려있던 심령이 확트이며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오늘 전도는 저들을 위한 전도가 아닌 자신을 위한 전도였다고 간증하는 성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도의 한턱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를 먹는 뿌듯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기도로, 후원으로, 참여로 함께한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태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