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Heeling) 훈련

힐링(Heeling) 훈련

잘 아는 분이 골든 리트리버 강아지를 분양받았다. 태어난 지 두 달 남짓 되었는데 벌써 웬만한 중견보다 크고 어찌나 예쁘고 영리한지 감동적일 때가 있다 한다. 그런데 강아지 한 마리 집에 들여서 온 식구들이 강아지랑 놀아주고, 밥 주고, 또 밤에 화장실 보내는 것 때문에 힘든 눈치다.

훈련도 잘 받아야 한다고 온 가족이 함께 트레이너를 만났고 또 조만간 퍼피 스쿨도 갈 계획이란다. 부견이 아주 큰 개이기 때문에 나중에 얼마나 클 것이란 걸 예상 할 수 있다. 아빠 개처럼 큰다면 멋지고 힘센 개가 되겠지만, 훈련이 안 되고 힘만 세고 주인 후리는 개라면 끔찍할 것이다. 그래서 초반부터 잘 키워 보겠다고 집안이 비상이다.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훈련이 안 된 개들은 주인을 끌고 다닌다. 큰 개에 매달려 가는 주인들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힘겨워 보이기도 한다. 제 멋대로인 개들은 주인이 앞으로 가려 해도 자기 볼일을 다 봐야 출발하기 때문에 개를 기다리는 것은 주인이다. 개가 출발하면 또 끌려가기 바쁘다.

개가 받는 훈련 중에 힐링이라는 것이 있다고한다. 치료받는 힐링(healing)이 아니라 개가 주인의 발뒤꿈치 뒤에 있다는 힐링(heeling)이다. 즉 주인의 발뒤꿈치 뒤에서 보조를 맞추어 주인이 출발하면 쫓아가고 주인이 멈추면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훈련되지 않았을 때 개가 썰매 개처럼 되는 것이다.

훈련이 잘된 개들은 줄이 없어도 힐링이 가능하다. 졸졸졸 쫓아가다 주인이 멈춰 사람들하고 얘기를 나누면 앉아서 기다린다. 주인이 또 출발하면 가자는 말 하지 않아도 줄 없이도 쫓아간다. 사람들이 귀엽다고 만지면 머리를 대어주다가도 먼저 출발한 주인에게서 멀리 떨어지기 전에 또 달려가 주인의 발꿈치를 졸졸졸 쫓아간다.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에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를 개와 주인과의 관계로 비교하기가 좀 거북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개들의 충성심은 높이 살만하다. 그런데 모든 개가 다 충성하고 복종하는 것은 아니다. 개에 따라 훈련이 힘든 개도 있고 잘 되는 개도 있다. 중요한 것은 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역시 훈련이 필요하다. 내 멋대로 앞서 가고 맘대로 멈추는 모습은 하나님께서 우리게 원하시는 것이 아니다. 구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구출 받아 광야로 나왔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이끄셨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구름 기둥 불기둥인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는 말씀을 잘 듣고 앞서가지 않으며 주님께서 어떻게 하시는지 어디로 인도하실지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발뒤꿈치에서 때로는 잠잠하며, 때로는 하나님을 쫓아 걷는 것, 우리가 이런 heeling으로 훈련이 되어야겠다. 그렇지 않고는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고 내가 주인 된 삶을 사는 것이며, 그것은 진정한 기독교인의 모습이 아니다. 오늘날, 나 자신은 이 힐링(heeling)이 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 교회는 함께 순종하며 나아가는 힐링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다.

진혜령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