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 중에 차를 마시다가 정 권사님의 우스갯소리에 가슴 찡했습니다.
목사님을 하늘 같이 여기던 그래서 목사 노릇도 할 만 했을 그 옛 어느 더운 여름날, 시골 교회 목사님께서 산골에 사시는 연로한 권사님을 예정에 없이심방했답니다.
예배 후 목사님께 대접해 드리고 싶은 연로한 권사님, 가난함에 대접할 마땅한 것 없자 집에 담가둔 막걸리를 꺼내 “목사님! 여기 보는 사람 저와 목사님 밖에 없는데 제가 손수 담근 막걸리 마시고 더위 식히세요” 이 말에 모든 크게 웃었습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 했습니다. 그 목사님이 마셨을까? 아니 내가 그 목사였다면 마셨을까?
그러면서 내게 스멀스멀 음흉한(?) 생각이 일었습니다. 그런 경우가 내게 온다면 난 한 사발 마시고 나서 한 사발 더 달라고 해서 마셔야겠다고. 그게 어디 술이겠는가? 아들 같은 목사 먹이고 싶은 권사님의 가슴에서 나온 젖이지, 찾아준 목사 고마워 보답하고 싶은 권사님의 생명이지, 내가 왜 마다 하겠나 내가 왜 그 사랑을 외면하겠나
김성국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