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의 군생활시절, 주일이면 외출 나와 예배를드리던 양구시내 언덕에 작은 예배당이 있었습니다. 거의 20년 만에 찾아가 보았을 땐 참으로 크고 좋은 예배당으 로 변해 있었습니다. 한 쪽에 서 있던 줄을 당겨 치던 키 낮은 종만은 그래도 나 같은 뜨내기 나그네를 위해 잡풀 속에 다리 를 묻은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소박한 교회로 남아있어 주기를 바란 마음은 순전히 나만을 위한 커다란 욕심임을 알면서도 왠지 허한 마음이었습니다. 다행히 친절하게 사무실에서 대해 주던 사모님 같은 분의 인상으로 그때의 소박함을 작게나마 맛 볼 수 있었습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예배당이지만 그 예배당에서 만난 하나님은 나를 20년 동안 기다려 주신 아버지셨습니다. 품도 넉넉했고 웃음도 환한 그런 모습의 하나님 이였습니다.
그저 민간인들과 함께 앉아 예배드리는 것이 좋았고 절도 있는 군가만 부르고 듣다가 성가대의 화음 어울린 찬양에 넋을 잃던, 교회를 향한 욕심이랄 것은 눈곱만큼 도 없던 그 때의 아름다움이였기에 어느 누가 나의 귀향을 반겨 주지 않았어도 나는 구름 위를 걷는 듯 했습니다.
떠나을 땐 이젠 또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자꾸 돌아다 본 군 생활 시절 나를 지켜준 예배당.
그 자리에 있는 예배당 때문에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문득 다시 찾아오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는 그런 믿음의 고향, 아무런 꾸밈이나 욕심 없는 그런 ‘갈보리교회’ 로 세워 나가야 한다는 마음이 불붙듯이 일어났습니다.
팔팔했던 군대 시절의 추억을 찾아 다녀온 ‘양구’ 로의 추억여행이었습니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