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일한 개미는 잔뜩 모아 놓은 양식으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지만 베짱이는 여름이 다 지나도록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그냥 노래만 부르다가 겨울에 먹을 양식이 없어 개미에게 얻어먹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게으른 베짱이 보다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야 함을 교훈합니다.
그런데 현대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알고 계십니까? 너무 열심히 일한 탓에 개미는 신경통, 류머티스 관절염, 허리 디스크에다가 스트레스까지 쌓여 겨울이 되기 전에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반면 여름 내내 기타치고 노래하던 베짱이는 가을에 음반을 내었는데 그것이 히트를 쳐서 떼 돈을 벌어 맹맹거리며 잘 살더라는 것입니다. 모순과 역설의 한 토막 이야기입니다.
비록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지만 신앙이 바로 모순과 역설의 결정체라는 사실을 아십니 까? 마태복음 5:39에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오른뺨을 치면 왼편 뺨은 피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왼편 뺨을 그것도 치기 좋게 돌려대라는 말은 정말 모순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의 생활에서 이런 모순을 적용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면 겉옷까지 가지게” 하며 사는 것이 바른 신앙인의 삶이라고 말씀하시기에 딜레마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또 신앙은 역설입니다. 고린도후서 12:10에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 말씀합니다. 약하면 약한 거지 약할 때가 강하다는 것은 역설 아닙니까? 누가복음 18:14 에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말씀합니다. 경쟁시대, 자기 PR 시대에 자신을 낮추는 것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역설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모순과 역설 안에 신앙 생활의 기쁨과 비밀이 있습니다.
보리 떡 두 개와 물고기 다섯 마리로 오천 명이 먹고도 남은 것은 말이 안 되는 모순과 역설입니다. 그러나 더 큰 모순과 역설은 떡과 물고기를 연약한 어린아이가 예수님께 드렸다는 사실 아닙니까?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 인생살이에서 모순과 역설을 보거나 경험하더라도 실족하거나 낙망하지 말것을 당부하십니다. 모순과 역설을 우리 신앙에 잘 적용하면 감사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보일 것입니다.
이태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