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이집사님께서 주신 정성 담긴 야채, 텃밭에 조금 키웠다며 아내에게 주셨습니다. 비닐봉투안에 담긴 파릇함이 새댁의 수줍음처럼 투명합니다. 거기에 올 해 심은 고추나무에서 처음 열린 것이라며 풋고추 3개가 따로 들어있었다는 아내의 말 입니다. 집사님 남편께서 그 열린 풋고추따서 먹자고할 때 ‘처음 열린 첫 열매 먹을 사람 따 로 있다’ 고 하셨답니다 . 누구냐는 남편의 말에 “목사님” 이라는 대답 한마디, 남편도 더이상 아무 말없이 동의한 그 고추 3개의 얘기를 듣는 순간 코끝은 찡해지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목사가 워길래…….
『이야기 둘』
토요일 저녁, 설교 준비는 제꼬리 물으려 맴도는 동네 강아지 처럼 풀리지 않고, Hall에서는 청년들의 토요집회가 사뭇 경건스럽습니다. 식빵 위에 구워진 소시지를 콜라 한잔과 함께 쟁반에 받쳐 들고 한 청년이 내 사무실로 들어옵니다. 청년부 집회 시간 중에 갖는 간식 시간이랍니다.
자기들 허기 채우기 전 목사부터 생각해 준 젊은이들의 마음,
도대체 목사가 워길래…….
『이야기 셋』
오늘 심방도 아내를 제외하면 심방대원 중 그래도 내가 제일 젊은 나이입니다. 모 두 인생의 아름다운 주름과 흰머리를 은은하게 새겨놓은 자태들입니다.
예배 마치고 커피, 생강차, 인삼차를 골고루 주문 받을 때 커피에 생강과 인삼을 넣어 먹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좀 점잖아야 할 것 같아 오랜만에 생강차를 주 문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목사에게 찻잔이 옵니다. 나이, 능력, 인생의 경륜등 모두가 목사 보다 훨씬 앞선 분들 앞을 지나 내게 온 찻 잔. 장유유서 를 지키자고 내 그렇게 말했건만…….
젊은 목사에게 먼저 가는 찻잔을 전해 주시던 지긋한 교우들의 손길들,
도대체 목사가 뭐길래…….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