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성전

하나님!
어느 유명 설계가의 손에서 나온
그림 같은 성전을 바라지 않습니다.

벗은 신발 가지런히 넣을 신발장이
문 옆에 한 두 개 놓여 있고
방석 하나 찾아 들고 한 구석 조용히 앉아
엎드려 당신에게 속삭일만한 하면
솔로몬의 성전이 그다지 그립지 않을 겁니다.

찬양연습 하다가 배고팠던 아이들
그들 떠난 방문들이 여기저기 열려있어
방마다 문 닫으며 그들 남긴 자국들을
벽지에다 붙여두고 싶은 그런 성전이고 싶습니다.

힘든 삶 힘겹게 안아 들고
엎드려 들썩이는 교우의 가느다란 등에
저녁 햇빛 한 줄기로 내리는
그런 성전이라면
걸려있는 작은 십자가에서
애잔히 흘러나온 당신의 사랑이
성전 안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성전일 겁니다.

주님!
모두의 열정도 식고
희망마저 달라
더 이상 힘이 없을 때라도
너무 지치지는 않게 해주십시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