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바른 곳에 어머님을 모셨습니다.
어릴적 어머니와 이야길 나누던 곳이지요.
고운 흙을 어머니 몸에 뿌리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때문에
앞이 뿌옇게 흐려져 왔습니다.
오늘부터 어머니는 이제 이렇게 아버님 곁에 누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시겠지요.
어느 봄날 아지랑이가 저 밑 신작로에서
아롱거리며 피어오를 때, 끝 모르게 푸르른 봄 하늘이
펼쳐진 저편에서 종달새 소리 아련히 들릴 때,
잔디밭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다보던 그곳.
세월이 훌쩍 흘러 30년이 지나버렸지만 그곳에 이제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 곁을 떠나며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다시 찾아올께요…. 아버지도 계시니 외롭진
않으시지요? 안녕히 계세요. 많이 그리울 거예요…”
산을 내려오며 자꾸만 되돌아 보게 되는 건
이제 언제나 내가 다시 이곳에 오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왔습니다.
방문을 열면서 금방이라도 웃음띤 어머니의 모습이
날 반길 것 같았습니다.
텅빈 방에 외로운 어머니 사진 만이 내 가슴을 메웁니다.
이 외로운 공간에서 어머니는 나를 또 얼마나 그리워 하셨을까요..
돌아가기 이틀 전에 내가 보고싶다 하셨다는데…
또다시 호려지는 시야에 어머니의 사진이 흔들거려왔습니다.
그리운 어머니…
자식이 먼저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 하지만
나는 어머님을
내마음에 묻어두어야 할까봅니다.
언제까지나…
김영길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