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 아내와 함께 찾은 어머니 산소앞에서)
오랜만에 찾은 어머니 산소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어버이 날, 무심코 찾았다
꾸역꾸역 나오는 울음에
아내 옆에 세워두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꺼억대며 울었습니다
웬일인지 깨져있는 화분조각
하나씩 주워 드니
얘야 깨져 있으면 어떠니 손 다친다 내 버려둬라
아직도 호올로 지냄의 외로움보다
다 큰 아들 걱정이 어머니의 일이여서
마음껏 울지도 못했습니다
이 세상 누구라도 부러워하는
큰 교회 목사가 되어 있는데
어머니 머리쯤 되는 흙자리 쓰다듬을 때
왜 이리 눈물만 나고 점점 작아지는지요
목욕시켜 드리며 닦아드리던
어머니의 사타구니
내 머리 터치고 나온 고향이기에
그 쯤되는 흙 자리 더듬어
다시 닦아보며 꺼억대며 울었습니다
모두 윤기 나는 비석들인데
어머니 자리만 아직도 나무 십자가만 덜렁
누이가 보내주었던 비석 값
여기저기 조금씩 쓰다 진작 어데 간지 없어
다음에 돈 모아 근사하게 해 드릴께요 했던 게 벌써 언제
얘야 비석은 무슨
그걸로 너희들 쓰고 싶은데 쓰라는 말씀 들려
빈 잔디 쓰다등으며 그냥 울었습니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