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요즘 들어 꿈에서라도 어머니 얼굴 뵈오려 잠을 청합니다
몇 일전, 무엇을 찾다가 문득 나온 어머니 장례식용 사진.
가난했지만 굳이 감추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엔
각자의 방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모두 한 방에 모여 내가 노래 부를 때 웃으시던
그 미소가 거기에 있어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얼른 넣었습니다.

어머니, 한번만이라도 꿈속에 나타나 주셔요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가슴에 응어리져 고개 못들고 지낸 일,
하늘 끝에 찾아가서라도 용서 받아야 할 일이 너무 큽니다.

수련장 사달라는 때부림에 없는 돈 어찌 하지 못 하는 어머니의 탄식
철없이 그 탄식 받지 않고 울면서 학교 길 나섰을 때
제 뒤에서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셨어요?

기성회비 못내 학교 오셔야 했던 그 행차 길
차라리 공부 못해 불려 가는 길이라면 덜 부끄러우셨을 테지요
그때 어찌 고개 들고 교무실에 들어가셨어요.

그 몹쓸 치매에 걸려 고생하실 때
은혜 갚을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난 이렇게 기도했지요
‘하나님, 이제 어어니 편하시도록 데려가셔도 하나님 원망 안 할께요’
그 기도가 정말 어머니를 위한 기도였다면
이렇게 응어리가 크진 않을 거예요
순전히 나 편하자고 한 기도였던 것 아시잖아요

어찌 이런 것들이 한 번 꿈에 만나는 것으로,
어찌 이런 것들이 철없음만으로 용서 받을 수 있겠어요
어머니! 그래도 제발 오늘 꿈에 한번만 나타나 주셔요.
이번 한번만 꿈에 오시면
그때 일들을 용서해 달라고 수천 번도 더 말할게요.

이제는 궁색했던 목사의 아내로 안 오셔도 되잖아요
철없는 아들의 어머니로 오셔서
저의 용서와 응석 받아 주셔요.
그래야 이번 어머니날도 산소에 가서
사실은 한번도 불러보지 않은 ‘어머니’ 라는 어색한 떨림보다는
평소처럼 “엄마” 라고 목놓아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