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브라우니가 된 채 탄자니아를 가슴에 품고 돌아왔습니다. 탄자니아 고아원을 섬기며 만난 느헤미야라는 아이가 너무 이쁘다며 뉴질랜드로 데려오고 싶다던 한나, 그 아이가 건네준 초라한 카드(제가 보기엔 그 흔한 색깔이 들어간 편지지도 아닌 누런 노트 한 조각일 뿐이지만 한나에겐 이제까지 받은 어느 카드보다 귀한 카드였겠지요. ) 와 탄자니아 씨앗들을 보며 많이 울었답니다.
헤어질 땐 일정이 너무급해 따로 인사를 하지 못해 마음은 슬펐지만, 다시 그 아이를 보러 또 갈 거니까 울고 싶지도 울 이유도 없었답니다. 그렇게 탄자니아는 우리 한나에게 특별한 사랑이 되었습니다.
3주 조금 넘는 일정 동안 전 그저 이 딸내미가 보고 싶어 안절부절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기특한 딸내미는 뉴질랜드 생각이 하나도 안 나더랍니다. 하나님이 그곳에 계심을 알고 있었기에 그냥 집처럼 편안히 지낼 수 있었답니다. 고된 일정일 수도 있었는데… 하나님 믿는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행복하고 한 사람이라도 구원받을 수 있는 그 기회의 현장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이 기뻤답니다.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줄 수 있고 그 치유 현장에 자신이 서 있다는 것에 마냥 가슴 벅찼답니다.
앞으로도 어느 곳이든 하나님이 계시면 그곳이 집처럼 느껴져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거 같다는 16살짜리 꼬맹이의 고백 앞에 엄마가 아닌 한 어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 ‘나에게 집은엄마가 있는 곳이야. 아파트도, 타운하우스도 아니야. ’ 하던 꼬맹이가 이제 이렇게 컸습니다.
일상 속에서의 순종도 그리 수월하지 않아 몸부림치던 제 모습이 이 꼬맹이가 품고 온 탄자니아와 오버랩 됩니다. 그러면서 선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구체화해보고 있습니다. 주님 부르셔서 천국 갈 때 내가 꼭 한국에 있을 필요도 뉴질랜드에 있을 필요도 없는 거지 … 주님이 인도하시고, 원하시는 대로 살아드릴 수 있길 다시 한 번 소원해봅니다.
그냥 멀게만 느껴졌던 그 아프리카가 갑자기 이웃으로 다가옴은 딸 아이 때문이겠죠? 한나가 품고 온 그곳을 위해 작은 일 하나씩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여간 열심인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던 입양을 딸내미로 인해 남편과 함께 구체적인 생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느헤미야를 위한 한나의 약속이 이루어지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그 동안 기도해주신 목사님들,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 감사합니다.
원미경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