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이민 살이에 힘겨워하고 지친 교민들에게 교회가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아니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그 지치고 힘든 마음을 달래며 세상에 교회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교회의 존재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의 문턱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분들이 평생 단 한 번이라도 교회의 문턱을 넘어오게 하여 무의식중에서라도 하나님을 떠올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극단 행복자’를 초청한 이유입니다.
행사 진행부를 중심으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홍보와 진행을 담당하는 부원들이 결정되고, 연극배우들의 숙소 및 식사는 단 한 번의 광고에 서로 섬기겠다고 자원하는 바람에 예약 완료되어, 아쉽지만 그 섬김의 기회를 다음번으로 미루는 성도들도 있었습니다.
싱싱한 연어를 배우들에게 대접하여준 성도, 비즈니스에 여념이 없음에도 회덮밥으로, 당일 리허설할 때 배고프면 대사가 잘 오지 않는다고 차고 넘치도록 저녁으로 스시를 준비한 성도, 티 타임 할 때 무엇을 준비해가면 좋을지 물어온 성도, 직장과 학교에 휴가내고, 때론 조퇴하면서 연극 단원들을 섬겨주고, 연극에 필요한 소품들을 준비한 성도,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고스란히 맞으면서 불을 밝혀준 성도들, 병원 검진을 앞두고도 말없이 허드렛일을 도맡아서 해준 성도, 이것이 우리의 힘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갈보리 공동체의 힘을 확신하는 아름다움에 감사의 표현이 서툰 목사로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온종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당일, 이 날씨에 몇 분이나 오실까? 저으기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하실 거라는 담대함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이 일을 시작하신 분이 하나님이셨고 이 일을 기뻐하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일 교회로 쇄도하는 문의 전화는 흥행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 하심으로 성황리에 선교 연극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날, 과연 몇 분이 하나님의 존재를 떠올렸는지, 마음의 쉼과 평안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없지만 온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만은 틀림이 없고 그것으로 하나님께 기쁨이 되었을 것입니다. “보내고 나니 금방 보고 싶네요.” 공항에서 어느 성도의 혼잣말은 섬김의 마음에서 깊어지는 그들에 대한 애잔한 사랑이었습니다.
이태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