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대심방

힘든 대심방

당신의 이름 품고
심방하고 돌아와
두 손안에 얼굴 묻습니다.

꺽여져 숙인
꽃 한 송이 줄기처럼
겨우 한 가닥 힘으로
모두들 하루를
그렇게 살아갑니다.

목사로 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
차라리 나를 벗고서
숨어살고 싶다 했습니다.

이 밤도
잠 못 드는 저들의 아픔을
어떻게 하실 거냐
내 책임 아니라며 주님께 떠안기고
무겁게 집으로 향합니다.

새벽으로 넘어간 밤길인데
모처럼 보인 겨울 달이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신 주님께서
‘나와 함께 뜬눈으로
밤 지새워 달라’ 고만 하셨다며
집집마다 은색 달빛
비추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