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대사와 자기희생

신진대사와 자기희생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딸아이가 아르바이트하는 쇼핑몰 부근 가로수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에 뒹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의 가을 낙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운치가 있다는 생각과 함께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 나게 했습니다.

바람결에 여기저기 제멋대로 날리는 낙엽들이 거리를 을씨년스럽게 한다거나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좀 다르게 생각해보았습니다. 먼저,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그 나뭇잎이 수명을 다한 탓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그 나무의 신진대사가 그만큼 왕성하다는 의미입니다. 추운 겨울이라고 움츠려 있지 않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부지런히 활동을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겨울을 겨울로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겨울을 새봄을 준비하기 위한 생산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을 어떻게 지내십니까?

둘째, 떨어지는 낙엽은 더 이상 가치가 없거나 쓸모가 없다기보다는 아름다운 ‘자기희생’ 이라는 사실입니다. 혹시 낙엽이 떨어진 꼭지를 보신 적이 있으면 아실 것입니다. 그 꼭지를 보면 새 부리처럼 생겼는데 파란색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듬해 봄 새로운 잎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음 해 새로운 생명을 태어나게 하기 위해 나뭇잎은 떨어져야만 하는 희생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어쩌면 지저분하게 느끼는 낙엽들입니다. 추운 겨울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아무리 추워도 미물인 식물조차 끊임없는 신진대사로, 자기희생으로 새로운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 것을 교훈 삼아 우리 신앙의 신진대사는 왕성해야 할 것이며 또 자기희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 떨어지는 낙엽처럼 자기희생을 하셨습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지 만약 겨울이 덥다면 우리는 그것을 기온 이상이라고 합니다. 춥다고 위축되지 말고 자기희생을 통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그분을 따라 자기희생으로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신진대사의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해봅니다.

이태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