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시절

개척교회 시절

1. 교회 개척이 결코 빛나는 훈장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1년 정도는 작아도 “소명감”으로 위안 삼았지만 해가 거듭돼도 작아있는 모습에는 소명감도 무장해제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2. 사람이 희망이면서 사람이 절망이였습니다.

등록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을 심방하며 마주 앉아 결정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 초라하여 무작정 바닷가를 걷기도 했습니다.

3. “기 싸음”에 몸도 마음도 황폐해졌습니다.

‘이 교회 목사는 어떤가!’ 마음에 드는 설교해야 남아 있겠다는 표정에 나도 지지 않으려다보니 설교가 아니라 장기자랑이었습니다.

4. “돈” 많은 교회가 부러웠습니다.

학생들의 수련회를 넉넉한 재정으로 다녀오는 타교회를 보며 돈, 교사, 학생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춘 것 없이 “무능함”이란 단어만 가슴에 가득했습니다.

5. 몇 명 되지 않는 교우 중에 예배결석자가 생기면 예배 내내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더구나 그런데 정신을 팔고 있는 내 자신의 태도가 더욱 한심스러웠습니다.

6. “나 그러면 다음 주일부터 다른 교회 옮길 거예요”란 우스개 소리조차도 목사의 귀에는 가슴 내려앉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이민교회는 영원한 동지는 없으려나?’ 는 텅 빈 허무감에 맥이 빠졌습니다.

2005년에 맞는 교회창립기념주일! 지내고 보니 목회는 교회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비우는 것이었습니다. 잘 해보려 했지만 영적 능력의 한계로, 탁월한 지혜의 부족으로 마무리 되지 않은 고트머리처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더 기도가 필요한 지점인줄 깨닫습니다.

갈보리 교회를 향해 기도 하면 응답과 축복이 더많이 이루어지는 교회가 되도록 더많은 시간을 내어 기도하며 말씀 준비하겠습니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