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쓰다듬으며

머리 쓰다듬으며

하염없이 기다리던 아들인데
눈 한번 떠서
“어 ! 조카 왔구나” 한 말씀 후
다시 깊은 잠으로
정신 놓아 버린 아버지

단정히 깍인 머리
잘 계시라고
쓰다듬고 쓰다듬어도
눈 뜨시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나시는 날
못난 아들 옆에 없어도
잘 가시라는
마지막 인사같아
쓰다듬고 또 쓰다듬으며
눈물 길 돌아섰습니다

정신 맑을 때 물으면
당신 어머니와 아들, 딸 이름
찬송가 몇 곡
목련화 노래
의기양양하게 대답하시던
내 아버지

이제 천천히 고귀한 퇴장 하시며
모든 것 용서하려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으시려 해도
나는
당신을 가슴시린 이 한마디로 기억하겠습니다.
“ 아버지”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