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없는 날

아내 없는 날

옷 사이로 숨겨 널은
아내의 브래지어 빨래를
반으로 접어 차곡이 쌓는다.

나와 만나 수많은 날
혼자 나가 고르고 사온
아내의 쓸쓸했을 세월이
콕콕 찌르는 애절함으로 만져진다.

나 없는 사이 외틀이로 앉아
뽕과 싱을 뺴 혈렁케 하여
저 혼자 가슴 가리운
아내의 브래지어에는 외로움도 베였을 거다.

언젠가 그 가슴 안으로
참빗처럼 바람 숭숭 드나들 때 오면

그때에는 내 당신 붙잡아 두었음으로
한 장 사진으로 숨겨 놓은 사랑
눈물 나지 않은 그리움
너무 심각하게 살아 온 시간들
모두 미안하다고 하겠소.

아내 브래지어 만질 때
아직 내게 이런 떨림 남아 있을 줄
나 미처 몰랐던 설렘 있는데
아내는 오늘도 손잡이 떨어진
서랍 속 속옷에 묻혀 외로움에 절어가고 있다

김성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