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 손에 들린 책

주인의 손에 들린 책

어느 출판사가 겪은 일입니다. 출판사마다 책을 보관하는 서고가 있는데 어느 날 그 서고를 정리하다가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약 20년 동안 팔리지 않고 지하 서고에 쌓여 있는 책이 24만권이나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큰 문제였습니다.

왜냐하면,값진 책이 읽히지 않고 창고 먼지 속에서 썩고 있으니 아까울뿐더러 그수십만 권의 책을 값으로 계산하면 거의 20억가량 되는 재정적인 손실 또한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그 출판사는 종합적인 의논과 검토 끝에 그 책들을 폐지로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귀한 서적이 폐품으로 돌변한 것입니까? 그것은 독자들의 손에 들려져 읽혀져야 할 책들이 주인을 만나지 못해 창고에 버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이 책이 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 읽힐 때입니다. 아무리 수준이 있고,지혜가 담겨 있고, 높은 사상을 담고 있는 책이라 할지라도 읽히지 않으면 책이라 할 수 없고 폐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주인의 손에 들려 값지게 쓰임을 받지 않는 인생이라면 폐기 처분되는 책과 같을 것입니다. 인생이 비록 하나님의 모양과 형상으로 지음 받은, 흔히 말하는 만물의 영장으로 지음 받은 값진 존재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쓰임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한 인생은 살아도 산 것 아닌 사람의 모양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모양과 형상으로 지음 받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역사를 주관하시고 세상을 운행하시는 그분의 손에 들어가 그분의 뜻을 나타내고 행하는 거룩한 사랑의 도구가 된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새해에 결심한 것들이 있으시죠? 가정을 위해, 자녀나 남편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변함없이 실천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거룩한 사랑의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교회의 여러 분야에 올려져 있는 우리의 이름에 어울리는 섬김 또한 하나님의 모양과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사랑의 도구로 세워져 가는 것입니다.

이태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