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후회

아직 오십 줄이 먼 나이인데 지난 설교들이 부끄러워진다. 악다구리 해야 사는 시장바닥에서말씀 지키며 살지 못했다며십자가 앞에서 눈물 흘릴 주변머리도 없어눈물보다 진한 부끄러움에목사 눈 마주치지 못하던 그 아픔을 자기 마음 하나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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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의 예배당

양구에서의 군생활시절, 주일이면 외출 나와 예배를드리던 양구시내 언덕에 작은 예배당이 있었습니다. 거의 20년 만에 찾아가 보았을 땐 참으로 크고 좋은 예배당으 로 변해 있었습니다. 한 쪽에 서 있던 줄을 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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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시면 (성령강림주일을 보내면서)

당신이 바람으로 나를 찾아 오시면바람결에 잉잉 소리내며 우는 나무보다는그대있는 하늘품에 사라지듯 안기는그런 연기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불로 나를 찾아오시면가슴설레며 무지개 띄우는 여름햇별보다는가난한 아이엄마 신발 품었다가새벽장사 나서는 댓돌위에 가만히 올려놓는그런 겨울온기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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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요즘 들어 꿈에서라도 어머니 얼굴 뵈오려 잠을 청합니다 몇 일전, 무엇을 찾다가 문득 나온 어머니 장례식용 사진. 가난했지만 굳이 감추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엔 각자의 방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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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of the Christ”

내 몸에 제사장의 피가 흐르고 있나봅니다 아내는 영화를 보며 연신 우는데 나는 박히는 쇠 채찍질조차 의연하게 마지막까지 보았습니다 눈물 한 방울 없이 내 몸에 베드로의 피도 흐르고 있나봅니다 함께 깨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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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사 참…

아니 한국에도 그런 목사가 있었다니. 이번 여름 2달 동안 교인들과 협의해 교회당 문을 닫고 모든 교인들이 다른 교회 탐방을 했단다. 노회서는 그걸 알고 교회당 문을 닫은 목사를 징계하려고 한단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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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목사인 이유

가끔 듣는 질문 “왜 목사가 되었어요?”그건 나도 모른다아버님께서 서원기도 하시고 나를 나셨단다 그래도 난 아니다누이들이 ‘너만은 우리집안 대를 이어야 한다’그래도 난 아니다 들국화를 보아라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 마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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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풀어지고 싶다

10여년을 가장으로 살아오다 기진해진 어깨 ‘누워 자라’ 하시면서 이불 덮어주던어머니의 방에 눕고 싶습니다 목회자로 살아 온지 십 수년 꽁지 머리 기르고 수염은 길러 지나가는 여우비에 호박 잎 위로 빗물 둥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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